본문 바로가기

하루, 오늘107

야밤의 휴식/정 열 야밤의 휴식/정 열 엄마는 밤하늘의 달을 보고 말씀을 하시곤 했다. "물을 잔뜩 머금은 걸 보니, 내일은 비가 오려나보다, 우산 준비하라."라고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비가 온다는 것일까? 달이 물을 머금고 있는 지금은 새벽 두시 사 분이니까. 그동안은 답답한들, 엄두도 내지 못했건만 벌써 창밖을 몇 번이나 내다본 지 모르겠다. 제아무리 삼월과 사월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우울하다고 한들 포근하다는 것만큼은 부인하기란 어려운 것일까? 머리 식히기에는 최적이니 말이다. 즉, 몇 번을 여닫은다고 한 들 새롭기만 하니 말이다. 2022. 4. 18.
따스한 바람/정 열 따스한 바람/정 열 마음과 몸이 일치하지 않는다. 퍼뜩, 집중하기 위해 창문을 열어본다. 사유할 만한 그 어떤 액션이 없었던 것일까? 생각은 온통 공모전에 가 있지만 행동을 달리하고 있다. 왜? 성향일까? 중요한 일 앞두고 미적대곤 하는 버릇은 여전한 것일까? 하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바람이 따스함에 감사한다.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시간, 아홉시 오십구분 일분 전이다. 2022. 4. 17.
열다, 창문/정 열 열다, 창문/정 열 서재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어젖혔다. 휘영청 남쪽 하늘 높이 떠 있는 둥근달이 어제에 이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잔뜩 쌓인 하루의 찌꺼기가 한순간에 다 날아간다고나 할까. 다소 바람이 어제보다 서늘해, 변덕 심한 것은 봄의 개성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저 멀리에 있는 산들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비비고 봐도 마찬가지다. 이내 다초점 안경을 가지고 와 꼈다. 짙은 잿빛 물감으로 칠해놓은 것처럼 하늘가 모두가 흐리다. 순간 뭐지? 비가 올 것만 같아 보이는 찌뿌둥해 보이는 정경 앞에서 다시 하늘 위를 올려다봤다. 하얀 밤 구름 하나 없이 여전히 밝기만 한 달. 반면 그 달을 벗어나서부터는 잿빛으로 뿌옇게 건조하게만 느껴지는 하늘. 지금은 밤 열두시 오십오 분, 의아한 가운데... .. 2022. 4. 17.
4월, 밤비/정 열 4월, 밤비/정 열 이른 아침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도로가 촉촉해 보인다. 어제도, 오늘도, 아니 요즘 항상 그렇게 보였다. 그것은 밤과 연관성이 깊었다. 온도 차이를 비롯해서 하층 제트의 강화 등, 검색해 본 바 과학적 근거가 충분했다. 밑도 끝도 없이 나는 혹시 4월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해서 바로 살펴봤던 것이었는데. 4월. 유독 나에게 좋은 기억이 없는 달 중 하나라고나 할까. 물론 3월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봄. 가장 나의 가슴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계절 중 하나가 된지 오래됐다고나 할까. 유독 꽃샘추위와 바람에 약한 성향 탓이기는 하지만. 꽤 지난해 3월 1일. 봄이라는 생각에, 그와 함께 한껏 기대에 부풀어 과천 어린이대공원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둘 다 화사하게.. 2022.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