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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107

미니멀 라이프/정 열 미니멀 라이프/정 열 그는 원래 버리는 것을 잘한다. 출근 후 집에 오면 낮에 버린 휴지통의 휴지부터 재활용 봉투에 넣기 바쁘다. 아침에 눈 뜨면, 또 간밤에 잠 안 자고 그녀가 서재며 주방이며 들러 버려놓은 휴지통부터 비운다고나 할까. 그런 후 운동하고 샤워를 하는 부지런한 성격의 소유자다. 자신의 옷도 조금만 낡거나 보푸라기라도 일면 버려지는 데는 가차없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옷을 잘 사는 편은 1도 아니다. 나중에 옷 입을 때마다 보면, 옷장에 걸려있는 몇 벌 되지도 않은 자신의 옷을 고르면서, 맨날 왜 이렇게 옷이 없지, 하는 식이다. 반면, 그녀는 그와 정반대라고나 할까. 옷부터 시작해서 구두, 가방은 물론, 낡은 필기도구 하나도 잘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물건에 미련이 많아도 너무 .. 2022. 4. 27.
새벽 도로/정 열 새벽 도로/정 열 비에 젖은 듯 항상 푸르스름해 보인다. 푸른 기운의 키다리 아저씨와 함께 단 한 번도 외면한 적 없을 것 같은 환상 가끔 점멸하곤 하는 붉은빛이 눈에 띄지만 하염없이 지켜본다, 아무도 모르게 말끔하게 씻고 화장이라도 한 것일까, 촉촉한 것이 시간이 되면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짐승들 모두 나와 자유자재로 활보할 수 있어 어둠 속에서도 자신을 가꾸기에 매일, 너를 보며 나는 푸른 꿈을 꾸나보다 2022. 4. 25.
이유/정 열 이유/정 열 먼 미래에서 왔어도 좋아요 과거에서 왔어도요 제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요 완벽한데 완벽해지기 위해 더욱 자신을 들여다보니까 자신도 모르게 스크래치가 생기는 것 같아서예요 그만큼 현재에 몸담고 있는 저로서는 언어와 미술과 음악과 제다와 유기견과 선한 영향력... 나열하기조차 많은 일에 재능을 보여도 맑고 투명하고 깨끗한 영혼으로 휘장을두르고 있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함부로 하면 파르르 떨다 못해 혼자서만 속으로 삭힐 뿐이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당신은 완벽이란 있을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음으로써 완벽합니다, 당신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모두 비취어지는 당신이라는 투명 거울, 문학. 당신으로 인해 제가 가야 할 길 또한 너무 잘 알았으니까요 그러니 먼 미래에서 왔어도, 과거에서 왔어도 현.. 2022. 4. 25.
좋은 기운만이, 오직/정 열 좋은 기운만이, 오직/정 열 와우, 이런!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한 끼도 먹지를 않았다. 사과만 두 개 먹었나? 도저히 허기가 져서 뭐라도 먹고 일은, 열한 시부터 시작해야겠다. 힘이 실리지 않으면 집중에 방해를 받을 것은 불 보듯 훤하니까. 오직 좋은 기운만이 가득하길... 따스한 나만의 시간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리라. 2022.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