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내가 읽은 책에서 한 컷...4

폐허를... 폐허를... 여행자를 구경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눈에 드는 것마다 역사책 한 페이지다. 묵은 것이 주는 느낌은 묵직하고 편안하다. 오히려 오랜 것이 나를 쓰다듬는 느낌이다. 신전에 서쪽으로 넘어가는 태양 볕이 사선으로 닿자 따뜻한 황금색으로 변한 폐허는 걸작이다. 혼자만의 섬이 되더라도 여행은 할 만한 것이다. - 內 /김나현 에서 발췌. 2022. 11. 4.
아우슈비츠가의 문신가/헤더 모리스/발췌... 아우슈비츠가의 문신가/헤더 모리스/발췌... 랄레는 팔꿈치로 들보를 짚고 몸을 일으켜 전기 철책이 둘러쳐진넓은 구역을 살펴본다. 아무도 믿지 말 것, 최대한 자신을 노출하지 말 것, 늘 경계할 것 : 위기시에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명언이 아닐까? 초록색 삼각형(범죄자;살인자, 강간범, 그런 사람들. 즉 그런 악질 감시간) 빨간색 삼각형(반독일 정치관) 검은색 삼각형(게으른 놈) 노란색 별(유대인) "굶어 죽게 생긴 청년이 목숨을 걸고 자넬 구하는 걸 봤거든. 그렇다면 자넨 틀림없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겠지..." 랄레는 여자의 손을 살짝 잡고 자기 얼굴로 가져와 허리를 굽히며 향수와 젊음의 아찔한 냄새를 들이마신다. ...벽 등으로 은은하게 불을 밝힌 아름다운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테이블마다 묵직.. 2022. 11. 3.
묘사... 묘사... 움막 초소는 바닷가 절벽 위에 있었다. 절벽 뒤로는 울창한 산이, 아래로는 망막한 바다가 시커먼 벌판처럼 펼쳐있었다. 물살을 헤치며 밀려드는 파도는 절멱 아래 바위에 제 몸을 부딪쳐 산산조각을 내면서 부서졌다. 바위를 덮치는 파도소리는 초소까지 고스란히 들렸으니 젊은 렬기에 마음이 얼마나 심란했을까. 하얗게 깨어진 파도의 포말만이 후방의 임무에 마주 선 방위병에게는 유일한 아군이었을 것이다. 깨어지는 빗방울 속에... 미세한 파편처럼... -방위병 라면/김미자 () 발췌. 2022. 11. 2.
나를 미소짓게 한 글, 오늘... <폴리매스>에서 나를 미소짓게 한 글, 오늘... 에서 삶에 필요한 지식 무릇 인간이라면 기저귀를 갈고, 침공 계획을 짜고, 돼지를 잡고, 건물을 설계하고, 배를 조종하고, 시를 쓰고, 돈을 관리하고, 담을 쌓고, 뼈를 맞추고, 죽아가는 자를 위로하고, 명령을 따르고, 명을 내리고, 협력하고, 혼자 행동하고, 방정식을 풀고, 새로운 문제를 분석하고, 거름을 주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고, 맛있는 요리를 하고, 효율적으로 싸우고, 용감하게 죽을 줄 알아야 한다. 전문화란 곤충에게나 어울리는 짓이다. -로버트 하인라인(/와카스 아메드) 2022.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