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핸드폰3

다르므로 다르므로  핸드폰에 하트 하나 눌러주는 것도 싫단다, 그는따로 살았을 때는, 격의 없이 꿈만 꿔도 전화하고, 황당한 일 겪을 때도 전화해한바탕씩 풀어놓곤 했던 그의 수다아직도 그녀 귀에 쟁쟁한데불과, 함께 산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여자처럼 다정한 줄만 알았던그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고나 할까 그의 형 또한그녀와는 정반대로 서구화된 사고방식결혼한 지 십 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이혼 생각, 하지만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기까지정확하게 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고나 할까 비로소, 그의 형과 삼십 년을 알고 지냈어도 모르는 것이 더 많으리라는 것이상하지만 끄덕여지는 고개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녀 또한 말을 듣지 않는 몸다르므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고나 할까 눈이 하나 달린 것이 아닌 이상.. 2024. 5. 29.
컴퓨터 사양 컴퓨터란 사양이 다르면 배우는 입장에서는 더 난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워드프레스를 배우기 위해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는데, 강사님 따라 똑같이 크기를 '최솟값'으로 하려고 해도 나의 컴은 최소한 얼마만큼은 되어야 한다고 말풍선이 뜨니 말이다. 내가 유튜브를 훑어봐도 이 강사님처럼 친절하게 거의 다 알려주는 분도 없던데... 아무튼 얼추 따라가나 했더니, 세상에 내가 똑같은 버전도 아닌 컴퓨터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할 것 같으면, 광고나 유튜브마다 유료 강의가 그토록 많을 리 없었겠지!  온통 컴퓨터 기기에 지친 나머지 밤이 다 되었지만, 무조건 밖으로 뛰어나오다시피 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상큼 발랄한 음악이 흘렀다. 나도 모르게 가슴을 쫙 폈다. 유독 밤 구름이 활기찼다. 마치 물결치.. 2024. 5. 18.
만나다, 그를 장례식장 가는 오르막길이 낯설었다, 주춤오던 길 뒤 돌아봤다, 낮게 드리워진 어둠 속짙푸른 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과 금성, 그리고 하나 더, 목성인가, 위성인가, 훅, 눈에 들어온 셋의 하모니! 이 와중에, 나도 모르게 가방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무조건, 기회란 지나가면 그뿐인 만큼, 아름다운 것은 간직하고 보는 것, 차가 올라오는 것도 모른 채, 세 컷을 담은 후, 서둘러 한편으로 비켜섰다, 그리곤 천천히 내려가면서 장례식장 건물을 찾아봤다마침 올라오고 있는 점잖아 보이는 중년의 남자분께, '여기 장례식장이 어디 있어요?'내려오고 있던 이 길, 그러니까 처음 내가 가고있던 대로 올라가서 오른쪽이라며, 본인도 가는 중이라고 마음은 이미 조의금만 내고, 인사만 하고 바로 나와야겠다고 세웠던 계획이.. 2024.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