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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

다르므로

by 7sun 2024. 5. 29.

다르므로

 

 

핸드폰에 하트 하나 눌러주는 것도 싫단다, 그는

따로 살았을 때는, 격의 없이 꿈만

꿔도 전화하고, 황당한 일 겪을 때도 전화해

한바탕씩 풀어놓곤 했던 그의 수다

아직도 그녀 귀에 쟁쟁한데

불과, 함께 산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여자처럼 다정한 줄만 알았던

그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고나 할까

 

그의 형 또한

그녀와는 정반대로 서구화된 사고방식

결혼한 지 십 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이혼 생각, 하지만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기까지

정확하게 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고나 할까

 

비로소, 그의 형과 삼십 년을 알고 지냈어도

모르는 것이 더 많으리라는 것

이상하지만 끄덕여지는 고개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녀 또한 말을 듣지 않는 몸

다르므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고나 할까

 

눈이 하나 달린 것이 아닌 이상

함께 굽이굽이 넘지 못할 산이 있을까마는

어느 날, 길을 가다 발견한 돌멩이 하나에

도를 깨쳤다는 스님 얘기도 있잖던가

그 또한, 그녀와 함께 기거하다 보면, 댓글, 아니

후원인들 못 할까마는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는 맺힌다

깨치는 것은 언제나 기다림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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