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므로
핸드폰에 하트 하나 눌러주는 것도 싫단다, 그는
따로 살았을 때는, 격의 없이 꿈만
꿔도 전화하고, 황당한 일 겪을 때도 전화해
한바탕씩 풀어놓곤 했던 그의 수다
아직도 그녀 귀에 쟁쟁한데
불과, 함께 산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여자처럼 다정한 줄만 알았던
그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고나 할까
그의 형 또한
그녀와는 정반대로 서구화된 사고방식
결혼한 지 십 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이혼 생각, 하지만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기까지
정확하게 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고나 할까
비로소, 그의 형과 삼십 년을 알고 지냈어도
모르는 것이 더 많으리라는 것
끄덕여지는 고개
그녀 또한,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말을 듣지 않는 몸
다르므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고나 할까
눈이 하나 달린 것이 아닌 이상
함께 굽이굽이 넘지 못할 산이 있을까마는
어느 날, 길을 가다 발견한 돌멩이 하나에
도를 깨쳤다는 스님 얘기도 있잖던가
그 또한, 그녀와 함께 기거하다 보면, 댓글, 아니
후원인들 못 할까마는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는 맺힌다
깨치는 것은 언제나 기다림이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