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
움막 초소는 바닷가 절벽 위에 있었다. 절벽 뒤로는 울창한 산이, 아래로는 망막한 바다가 시커먼 벌판처럼 펼쳐있었다. 물살을 헤치며 밀려드는 파도는 절멱 아래 바위에 제 몸을 부딪쳐 산산조각을 내면서 부서졌다. 바위를 덮치는 파도소리는 초소까지 고스란히 들렸으니 젊은 렬기에 마음이 얼마나 심란했을까. 하얗게 깨어진 파도의 포말만이 후방의 임무에 마주 선 방위병에게는 유일한 아군이었을 것이다.
깨어지는 빗방울 속에...
미세한 파편처럼...
-방위병 라면/김미자 (<능소화 돌담 너머 우물곁으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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