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너/정 열
for 너/정 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 무조건 창가로 향하는 시인의 발걸음 두 시 이십구 분, 창문을 활짝 열어보는 4월 새벽바람이 차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하염없이 유랑하고 있는 너를 찾아 넷플릭스, 책, 음악, 미술, 여행, 비록 너에게로 가는 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지라도 지루함과 거추장스러움, 이 모든 기다림, 게으른 시인에겐 아킬레스건이다 너를 위한 간절함에 비하면 소소할지라도 환기, 너를 만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떠오르는 한 줄기 빛, 영감 시인은 항상 목이 마르다
2022. 5. 1.
외식/정 열
외식/정 열 통창 넓은 청풍면옥 왼쪽, 연신 미소짓고 있는 앙상한 은행나무 한 그루 바라본다, 어제와 달리 퍼붓는 비 속 여전한 역병 속에도 정성 가득한 손길은 더욱 빛을 발하는 걸까, 상시 대기 중 우산을 든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발걸음 끊이지 않는 것이, 이 시국에 연이어 찾아와도 고요한 것이, 어제와 사뭇 다른 상황이지만, 마침내 벗은 벽돌색 코트, 순간 미세하게 떨리는 두 손, 그래도 젖어보고 싶은 파르르한 가을비 속 창 밖 운치, 떨어져 바닥에 수북이 쌓여가는 은행나무 잎 내일도 계속 내린다는 비일지라도 미열로 잠시 앓을지라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2022.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