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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107

for 너/정 열 for 너/정 열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 무조건 창가로 향하는 시인의 발걸음 두 시 이십구 분, 창문을 활짝 열어보는 4월 새벽바람이 차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하염없이 유랑하고 있는 너를 찾아 넷플릭스, 책, 음악, 미술, 여행, 비록 너에게로 가는 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지라도 지루함과 거추장스러움, 이 모든 기다림, 게으른 시인에겐 아킬레스건이다 너를 위한 간절함에 비하면 소소할지라도 환기, 너를 만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떠오르는 한 줄기 빛, 영감 시인은 항상 목이 마르다 2022. 5. 1.
보슬비/정 열 보슬비/정 열 새벽, 습관처럼 열어본 창밖 꽃도 나무도 아니지만, 새록새록 피어나는 내 안의 기관들 온 천지가 물비늘로 반짝여 바닷가는 아닐까 착각은 또 다른 착각을 낳는걸까 촉촉하게 내려오는 푸른 너의 작은 발자국 소리에 하염없이 커지는 귀 곧바로 시선은 도로 위, 너의 가느다란 몸짓으로 고인 푸른 물웅덩이에 가닿는다 2022. 4. 29.
외식/정 열 외식/정 열 통창 넓은 청풍면옥 왼쪽, 연신 미소짓고 있는 앙상한 은행나무 한 그루 바라본다, 어제와 달리 퍼붓는 비 속 여전한 역병 속에도 정성 가득한 손길은 더욱 빛을 발하는 걸까, 상시 대기 중 우산을 든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발걸음 끊이지 않는 것이, 이 시국에 연이어 찾아와도 고요한 것이, 어제와 사뭇 다른 상황이지만, 마침내 벗은 벽돌색 코트, 순간 미세하게 떨리는 두 손, 그래도 젖어보고 싶은 파르르한 가을비 속 창 밖 운치, 떨어져 바닥에 수북이 쌓여가는 은행나무 잎 내일도 계속 내린다는 비일지라도 미열로 잠시 앓을지라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2022. 4. 28.
삼십오 화/정 열 삼십오 화/정 열 반드시 나의 루틴대로 움직이리라. 영혼도 좋고 자유도 좋지만 약속은 소중한 이름이다, 그동안 원없이 들여다 본 마음 속 목소리 드디어 정해놓은 틀에 끼워 맞춘다 천 년 잠 속에 사라지는 아우성 이 또한 들리는 마음 속 목소리, 꿈, 삼십오 화, 너를 위해서라면 2022.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