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참 되다/정 열
버스 타는 거에 익숙하지 않은 나머지
승용차로 십오 분이면 올 거리지만
00 아파트 1단지 앞이
한 곳이 아니라는 것도 모른 채
엉뚱한 장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그리고 버스에서 내린 낯선 장소 앞에
정류장엔 이름도 쓰여 있지 않고
하여 우여곡절 끝에 집 앞에 당도하는데
그러니까 4시 50분에서 출발해
7시가 넘어 도착한 나
오래간만에 시원한 맥주 한 잔 생각날 즈음
어리숙하지만 나의 이 노고를
어떻게든 그리운 그대와 나누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힘들다는 말
참 쉽게 나오지 않는 법
하지만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서 용기가 생긴걸까
안쓰러운 나머지
언짢을 수도 있을 그대 모습 생각하면서도 거는 전화
이런 내가 싫어
두 번 다신 그대에게
내색하지 않을지도 모를 우려와는 달리
역시 그댄 빗나가는 화살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믿고 당긴 거겠지만
하이톤으로 한껏
오늘이 첫날이니까
나아질 테니까, 무리하진 말고
난 그거면 된다, 그 누군가의 위로가 몹시 그리울 때
그 누군가가 바로 그대여서 고마운
하루가 참 되다(됐지만)
'하루,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마개를 하고 잔다/정 열 (0) | 2023.12.20 |
---|---|
오지 않는 잠 (1) | 2023.09.25 |
전하지 못한 진심1 (0) | 2023.09.18 |
원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0) | 2023.09.12 |
5분의 쉬는 시간/정 열 (0) | 2023.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