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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

하루가 참 되다 /정 열

by 7sun 2023. 9. 25.

하루가 참 되다/정 열

 

 

버스 타는 거에 익숙하지 않은 나머지

승용차로 십오 분이면 올 거리지만

00 아파트 1단지 앞이

한 곳이 아니라는 것도 모른 채

엉뚱한 장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그리고 버스에서 내린 낯선 장소 앞에

정류장엔 이름도 쓰여 있지 않고

하여 우여곡절 끝에 집 앞에 당도하는데

그러니까 450분에서 출발해

7시가 넘어 도착한 나

오래간만에 시원한 맥주 한 잔 생각날 즈음

어리숙하지만 나의 이 노고를

어떻게든 그리운 그대와 나누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힘들다는 말

참 쉽게 나오지 않는 법

 

하지만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서 용기가  생긴걸까

 

안쓰러운 나머지

언짢을 수도 있을 그대 모습 생각하면서도 거는 전화

이런 내가 싫어

두 번 다신 그대에게

내색하지 않을지도 모를 우려와는 달리

 

역시 그댄 빗나가는 화살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믿고 당긴 거겠지만

 

하이톤으로 한껏 

 

오늘이 첫날이니까

나아질 테니까, 무리하진 말고

 

난 그거면 된다, 그 누군가의 위로가 몹시 그리울 때 

그 누군가가 바로 그대여서 고마운 

 

하루가 참 되다(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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