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산책하는 노지땅에 피어나고 있던
엉겅퀴꽃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의아했다. 뒤돌아봤다. '뭐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비에 젖어, 며칠 전
봤던, 피다 만 그 상태로, 웅크린
모습이었는데... 생각다 못한 나머지
'누가 꺾었나 보구나' 하는 수 없이
다시 산책하던 길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도로변 가드레일에 너나 없이
피어나고 있던 엉겅퀴꽃도 보이지
않았다. '하루 새에 이런 일이... 잠깐,
미화 담당하시는 분이 정리하셨나
보군...' 하지만 조금 더 가다 보니까
아예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엉겅퀴꽃을
봤다. 그리고 더 걸어가서 본
엉겅퀴꽃은 가는 줄기가 꺾여 옆에
있는 나무에 기대어 있었다. '그럼
사람이 다 잘라버린 것이 아니란
말인가...! 비 맞아 꺾이고, 모두
쓰러져 있으니까... 치웠겠군... 일부러
잘라낸 것이 아니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아... 사람 역시 겪어보지
않고 말로만 들으면 믿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처음으로 들었다.
그리고 엉겅퀴꽃 대신 그 자리를
대신하듯 오늘은 노란 금계국이
처음으로 방싯 웃으며 비 오는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매일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