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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

마침내

by 7sun 2024. 6. 14.

 

장폐색 수술한 지 근 9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이제야 난간에서 두 손 떼고 계단을 18층까지 오른다고나 할까? 중심 잡는 것이 그 정도로 힘들 줄은 미처 몰랐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동안 계속 난간을 부여잡고 계단 오르기를 했으니까.

 

 

하긴 계속 나는 계단 난간을 쥐고 오르려니 생각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니까 감히 내가 예전처럼 다시 계단 난간에 손을 대지 않고 두 다리로만 의지해서 힘차게 계단을 오르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으니까.

 

사람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의식 또한 고착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만, 사람의 세포는 1초에 수천 개가 다시 만들어져서 온몸이 새롭게 세팅되기까지가 70일 걸린다고 했던가.

 

그러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단 오르기를 한 지 세 달이 지나 넉 달째로 접어들고 있으니까. 몸도 완전히 재탄생했다고 봐도 되는 것일까.

 

늘지 않던 체중도 정상 체중 그 이상으로 돌아온 것을 보면 비단 입맛 돋우는 것이란, 맛있는 음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것이, 나의 경우처럼 활력에 있었다는 것도 알겠고.

 

 

 

예전, 운동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던 때만 해도 나는 좋아하는 사과 한두 개 먹으면 더 이상 먹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신김치 하나만 있으면 마냥 먹고 싶은 것이 밥이다.

 

 

 

물론 소화력이 문제였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때는 비타민 C에 대한 편견으로 비타민 C가 만성위염에는 무조건 좋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욕심을 부릴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까. 그러던 것이 이제는 비타민 C 믿고 원 없이 음식을 탐한다고나 할까.

 

왜냐하면 식전에도, 식후에도 아니 하루 종일 간간이 비타민C 먹는 것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비타민 C가 소화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내가 먹어본 결과 여실히 증명됐다고나 할까.

 

그뿐만이 아닌 것은 장폐색 수술 이후 퇴원할 때 병원에서 준 약은 위에 부담이 커서 딱 한 번 먹다가 모두 버리고, 비타민 C와 비타민 B 그리고 마그네슘을 먹으면서 버텨냈으니까.

 

물론 오롯이 이 세 가지 영양제에 내가 의존할 수 있었던 것은 유튜브를 섭렵하다시피 공부한 결과 터득한 나만의 믿음이 있었던 만큼, 그 당시는 정말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나만의 사투를 벌였던 치열한 시간이었지 싶다. 

 

이제는 그 당시 가장 가까이서 우려했던 사람들조차 인정할 정도로 회복한 나만의 체중! 그리하여 비법이라면 꾸준히 비타민C 메가도스로 위를 튼튼하게 해 먹는 것을 위시로 시작한 운동이라고 자부하고 싶어질 정도가 됐다고나 할까.

 

마침내 계단 난간에 단 한 번 의지하지 않은 채 뚜벅뚜벅 쉬임없이 걸어서 18층까지 계단 오르기를 한 지 삼 일째가 되었다.

 

삶이 이해되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만이 우직하게 믿고 가는 그 길에 신념 같은 정직함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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