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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정 열 외식/정 열 통창 넓은 청풍면옥 왼쪽, 연신 미소짓고 있는 앙상한 은행나무 한 그루 바라본다, 어제와 달리 퍼붓는 비 속 여전한 역병 속에도 정성 가득한 손길은 더욱 빛을 발하는 걸까, 상시 대기 중 우산을 든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발걸음 끊이지 않는 것이, 이 시국에 연이어 찾아와도 고요한 것이, 어제와 사뭇 다른 상황이지만, 마침내 벗은 벽돌색 코트, 순간 미세하게 떨리는 두 손, 그래도 젖어보고 싶은 파르르한 가을비 속 창 밖 운치, 떨어져 바닥에 수북이 쌓여가는 은행나무 잎 내일도 계속 내린다는 비일지라도 미열로 잠시 앓을지라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2022. 4. 28.
다시 좋아지는 너... 다시 좋아지는 너... https://youtu.be/kQZwOoy-Tbw 2022. 4. 28.
새벽도로/정 열 새벽도로/정 열 비에 젖은 듯 항상 푸르스름해 보인다. 키다리 아저씨를 연상하게 하는 환한 기운의 가로등과 함께 단 한 번도 외면한 적 없을 것 같은 뚜렷한 방향 가끔 점멸하곤 하는 붉은빛을 바라봐도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아무도 모르게 말끔하게 씻고 화장이라도 한 것일까, 촉촉한 것이 시간이 되면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짐승들 모두 나와 자유자재로 활보할 수 있도록 어둠 속에서도 자신을 가꾸며 최선을 다한다 2022. 4. 20.
야밤의 휴식/정 열 야밤의 휴식/정 열 엄마는 밤하늘의 달을 보고 말씀을 하시곤 했다. "물을 잔뜩 머금은 걸 보니, 내일은 비가 오려나보다, 우산 준비하라."라고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비가 온다는 것일까? 달이 물을 머금고 있는 지금은 새벽 두시 사 분이니까. 그동안은 답답한들, 엄두도 내지 못했건만 벌써 창밖을 몇 번이나 내다본 지 모르겠다. 제아무리 삼월과 사월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우울하다고 한들 포근하다는 것만큼은 부인하기란 어려운 것일까? 머리 식히기에는 최적이니 말이다. 즉, 몇 번을 여닫은다고 한 들 새롭기만 하니 말이다. 202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