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정 열
외식/정 열 통창 넓은 청풍면옥 왼쪽, 연신 미소짓고 있는 앙상한 은행나무 한 그루 바라본다, 어제와 달리 퍼붓는 비 속 여전한 역병 속에도 정성 가득한 손길은 더욱 빛을 발하는 걸까, 상시 대기 중 우산을 든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발걸음 끊이지 않는 것이, 이 시국에 연이어 찾아와도 고요한 것이, 어제와 사뭇 다른 상황이지만, 마침내 벗은 벽돌색 코트, 순간 미세하게 떨리는 두 손, 그래도 젖어보고 싶은 파르르한 가을비 속 창 밖 운치, 떨어져 바닥에 수북이 쌓여가는 은행나무 잎 내일도 계속 내린다는 비일지라도 미열로 잠시 앓을지라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2022.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