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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오늘

4월, 밤비/정 열

by 7sun 2022. 4. 16.

4월, 밤비/정 열

 

이른 아침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도로가 촉촉해 보인다. 어제도, 오늘도, 아니 요즘 항상 그렇게 보였다.

 

그것은 밤과 연관성이 깊었다. 온도 차이를 비롯해서 하층 제트의 강화 등, 검색해 본 바 과학적 근거가 충분했다. 밑도 끝도 없이 나는 혹시 4월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해서 바로 살펴봤던 것이었는데.

 

4월.

유독 나에게 좋은 기억이 없는 달 중 하나라고나 할까. 물론 3월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봄.

가장 나의 가슴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계절 중 하나가 된지 오래됐다고나 할까. 유독 꽃샘추위와 바람에 약한 성향 탓이기는 하지만.

 

꽤 지난해 3월 1일.

봄이라는 생각에, 그와 함께 한껏 기대에 부풀어 과천 어린이대공원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둘 다 화사하게 봄옷으로 차려입은 상태였다. 나는 노란 힐까지 챙겨 신었다. 

 

대공원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동안, 아뿔싸 싶었다고나 할까. 그 전날도 따사로웠던 날씨가 하루아침에 꽃샘추위에 돌변했던 것이다.

 

그 이후 그와 나는 3월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겼던 것일까? 3월은 봄과는 아직은 먼 달이라는 것. 4월 역시 잔인하기는 바람과 미세먼지로 마찬가지였으니까.

 

밤비.

하지만 밤에 내리는 비는 천상 봄을 연상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물론 유독 비를 좋아하는 탓일까마는. 아무튼 이 시즌에 아침마다 창문을 열고 내다본 거리는 항상 촉촉하게 젖어있었다는 것이다. 간밤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떴던 아침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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