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오늘

읽다, 프리즘 같은 사랑/정미경

by 7sun 2022. 2. 28.

읽다, 프리즘 같은 사랑/정미경

 

<좋은 세상>에 실린 손바닥 만한 에세이 한 편이 생각난다. 그 글을 읽고 떠 오르는 단어는 요즘의 사랑과 결혼. 더 나아가 원나잇과 이혼이었다. 가속화 되고 있는 디지털 세상. 따라서 인간으로서 그 무엇보다 변치 말아야 할 것은 자신에 대한 존중과 영혼, 이 두 글자를 뼈속 깊이 새길 수 있는 사랑이 아닐까? 하룻밤의 무가치함,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이혼.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인간으로서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

 

미국의 기자 '젠슨 레이시'가 노인을 인터뷰한 건 장미 정원이 연인들의 명소가 되고, 노인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수십 년이 지난 뒤였다. 장미 정원을 거닐며 대화를 나눈 젠슨은 그와 만난 소감을 이렇게 적었다.

 

"진한 장미 향기 속에서 그와 나는 말없이 앉아 있었다. 아내가 사랑했던 장미를 수십 년간 심고 가꾼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가 사랑을 지키도록 해 준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의 아내가 생전에 그에게 해 준 일들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문득 어떤 사람은 프리즘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빛을 다른 많은 색으로 굴절시키는 프리즘 말이다. 프리즘은 그 자체로 빛을 낼 수 없고, 빛은 그 자체로 무지갯빛 색으로 나눠질 수 없다. 그의 아내는 분명 남편의 빛을 확대시키는 프리즘 같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아내가 그를 완성시켰기에 그 역시 아내를 완전하게 만들 수 있었다."

 

*<<좋은 생각>> 2월호, <프리즘 같은 사랑> 김보나 기자, 글에서 발췌.

 

 

 

'하루,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 웹소설 쓰기/정 열  (0) 2022.03.04
글, 그 누군가의  (0) 2022.03.04
겨울, 벌써/정 열  (0) 2022.03.02
hey, 봄/정 열  (0) 2022.03.01
음악, 좋은/정 열  (0) 202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