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70 유실수 유실수/차원선 너의 눈 안에는 열매를 맺으려 하는 나무가 있다 너의 눈에 나무를 심은 사람이 저기 소각장에 앉아 있다 자신의 옷을 다 태우고도 헐벗은 너를 보고 있다 멀뜽히 있는 너와 떨어진 잎을 한데 덮는다 앙상해지도로 베고 누웠다 잔향 더미로 만든 모래시계 마른 낙엽을 주워 구덩이로 몰아넣었다 왜 내 얘기를 듣고 있어요? 낯선 사람인가 봐 쓸쓸하다고 하면 데려갈 텐데 그대로 있어요 반딧불이 무리지어 올리는 온도 올라가는 건물 빈 곳은 비어있었던 적이 없고 마지막으로 옮긴 불씨 조각이 다 자란 나무의 잎에 옮겨붙는다 오랫도안 그를 알았다 열매를 남긴 나무, 앨범에 적히고 눈 안에 마른 씨앗을 품던 자리가 바스러져 날아간다 -2021년 한경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2022. 4. 25. 국수 국수/박은숙 허리가 굽은 노인이 식당 구석진 자리에 앉아 국수 한그릇을 시킨다 네명의 자리에 세명을 비워두는 식사 아마도 매 끼니를 빈자리들과의 합석이었을 것 같다. 잘 뭉쳐져야 여러 가닥으로 나뉠 수 있는 국수, 수백번의 겹이 한뭉치 속에 모이는 일, 뜨겁게 끓인 다음에 다 시 찬물에 식혀야 질겨지는 음식, 그 부피를 많이 불리는 음식은 힘이 없다지만, 그래서 여럿이 먹어도 한가지 소리를 내는 국수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는 저 노인의 슬하는 이남 삼녀의 망종(亡種) 꽃핀 곳 없는 행색이지만 한때는 다복했었을 것이다. 잇몸으로 끊어도 잘 끊어지는 빗줄기 같은 국수, 똬리를 튼 국수를 젓가락으로 쿡 찔러 풀어 헤친다 치아도 없는 노인이 먹는데 후루룩, 비 내리는 소리가 난다 비 오는 날 마루에서 들리던 .. 2022. 4. 25. 감성, 잔잔한... 감성, 잔잔한... https://youtu.be/dyMdJGrbuvY 2022. 4. 25. 풍경, 아름다운... 풍경, 아름다운... https://youtu.be/GnlK9iaJAe0 2022. 4. 25. 이전 1 ··· 177 178 179 180 181 182 183 ··· 2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