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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3

여운/정 열 여운/정 열 인정사정 없이 바삐 가는 짙은 새벽 구름 닭의 훼치는 소리에 서두르는 것일까 순식간에 종적이 묘연해진 반달 시간이 가도 드러나지 않아 나의 눈엔 어느새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어의 거대한 아랫배가 매끄러워 보일 뿐 글쎄, 새벽 바다에 나앉아 있는 것일까 방금 전까지 두 시간 넘도록 들여다본 바다 사진의 여운일까 드는 착각, 반달 또한 등대 같았으니까 2022. 5. 21.
시간/정 열 시간/정 열 순간, '어쩌나!' 싶었다. "내일이 일요일이라고? 정말?" 그이의 말끝에 나온 말에 믿기질 않아, 내가 한 말이다. 내일까지 밤샘 작업할 요량이었다. 일요일은 5월 8일, 이미 서울에 약속이 잡혀 있다. 영화 처럼 시간을 훔쳐올 수 있다면 참 좋겠는데... 오늘 만큼은 컨디션을 위해 푹 수면을 취한 상태라 이토록 최상의 날이 아닐 수 없는데... 까맣게 나만 느낄 수 없을 때가 있다. 어느 한 곳에 매몰되어 있다 보니까, 이런 착각을 하는걸까? 대부분은 하루 정도 앞당겨 착각을 일으키곤 했었는데, 오늘은 정반대여서 당황스러웠다고나 할까. 우선 머리부터 감아야겠다. 새벽 한 시까지는 이렇듯 소소한 일들로 빠쁘겠다. 그러고 나서 최소한 잠은 자야 하니까, 시간을 두고 눈여겨볼 일이다. '시간은.. 2022. 5. 7.
보슬비/정 열 보슬비/정 열 새벽, 습관처럼 열어본 창밖 꽃도 나무도 아니지만, 새록새록 피어나는 내 안의 기관들 온 천지가 물비늘로 반짝여 바닷가는 아닐까 착각은 또 다른 착각을 낳는걸까 촉촉하게 내려오는 푸른 너의 작은 발자국 소리에 하염없이 커지는 귀 곧바로 시선은 도로 위, 너의 가느다란 몸짓으로 고인 푸른 물웅덩이에 가닿는다 2022.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