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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9

외식/정 열 외식/정 열 통창 넓은 청풍면옥 왼쪽, 연신 미소짓고 있는 앙상한 은행나무 한 그루 바라본다, 어제와 달리 퍼붓는 비 속 여전한 역병 속에도 정성 가득한 손길은 더욱 빛을 발하는 걸까, 상시 대기 중 우산을 든 키 작은 사람, 키 큰 사람 발걸음 끊이지 않는 것이, 이 시국에 연이어 찾아와도 고요한 것이, 어제와 사뭇 다른 상황이지만, 마침내 벗은 벽돌색 코트, 순간 미세하게 떨리는 두 손, 그래도 젖어보고 싶은 파르르한 가을비 속 창 밖 운치, 떨어져 바닥에 수북이 쌓여가는 은행나무 잎 내일도 계속 내린다는 비일지라도 미열로 잠시 앓을지라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2022. 4. 28.
삼십오 화/정 열 삼십오 화/정 열 반드시 나의 루틴대로 움직이리라. 영혼도 좋고 자유도 좋지만 약속은 소중한 이름이다, 그동안 원없이 들여다 본 마음 속 목소리 드디어 정해놓은 틀에 끼워 맞춘다 천 년 잠 속에 사라지는 아우성 이 또한 들리는 마음 속 목소리, 꿈, 삼십오 화, 너를 위해서라면 2022. 4. 28.
오늘은/정 열 오늘은/정 열 한 사람을 위로하기 위하여 나와의 약속에서 한 번 더 벗어나 본다. 조금 전까지는 조급했지만, 아예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대신 그 시간만큼 더 몰입해야 할 거니까, 억압이 순식간에 사라진 듯 양 어깨에 내가 좋아하는 나비들이 날아와 앉은 듯 가뿐하다. 즉, 그 누군가를 지지하고 끊임없이 존경한다는 것만큼 삶에 있어서 보란 찬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요즘 나는 무슨 종교처럼 그 한 사람만을 바라고 쫓는 중이다. 나는 속내를 잘 터놓기까지 진창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라, 친숙하게 되기까지는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바로 이거라는 오더가 떨어지면 맹신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절대 번복할 일 없는 현명한 눈을 지니게 해주심에 오직 감사하다. 그런데 왠지 모르지만 그분이 오늘은 많이 지쳤을 .. 2022. 4. 24.
약속/정 열 약속/정 열 아이들을 카르킬 때 가장 강조했던 말이 약속이다. '약속이란, 지키라고 있는 단어라는 사실을 꼭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특히 남자애들한테 강조했던 것 같다. 그만큼 말썽을 피우고 숙제를 하지 않고 여자를 힘들게 한다는 고정관념에서였을까? 결코 그건 아닌 것 같다. 나의 생각이 성인 남자들에 대한 편견이 강했던 것에 있었던 것 같다. 말하자만 어릴 때부터 남자라면 약속만큼은 철저하게 지키라고 하고 싶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약속을 잘 지키는 남자를 보면, 나 나름대로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약속. 나와의 약속은 어땠을까. 생각해 보니까, 약속을 해놓고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목표 달성을 향해, 엄살을 부릴 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한 약속이니만큼, 최선.. 2022.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