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정 열
1월 1일
하얀 신새벽 같은 느낌이다
정갈한 마음으로 의식을 치러야 할 것 같은 고요함 속에
며칠 전 내린 눈이
따스하게 쌓여 있는 나무마다
다시 꿈을 꾸게 하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떨리는 마음을 전하게 한다
비록 어제 같은 오늘일지라도
내일 같은 오늘일지라도
새해 첫날은
설렘으로 진창 시인은 귀가 먼지도 모른 채
어느새 서산 위에 떠있는 태양을 향해 손을 흔든다
의외로 너무 눈이 부셔 질끈 두 눈을 감는다
한층 올라간 입꼬리에
가뿐하게 걸린 뚜껑이 닫힌 판도라의 상자 만이
머금은 미소와 함께 그네처럼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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