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2 보슬비/정 열 보슬비/정 열 새벽, 습관처럼 열어본 창밖 꽃도 나무도 아니지만, 새록새록 피어나는 내 안의 기관들 온 천지가 물비늘로 반짝여 바닷가는 아닐까 착각은 또 다른 착각을 낳는걸까 촉촉하게 내려오는 푸른 너의 작은 발자국 소리에 하염없이 커지는 귀 곧바로 시선은 도로 위, 너의 가느다란 몸짓으로 고인 푸른 물웅덩이에 가닿는다 2022. 4. 29. 이름/정 열 이름/정 열 정확하게 아홉시다. 잠깐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던 중이었다. 이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김춘수 님의 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이름에 대한 나만의 아무런 사유가 없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시는 너무 좋으니까, 실어본다. 이름. 요즘은 사람마다 이름이 두 개 이상은 되지 싶다. 벌써 나부터도 이름이 다섯 개가 넘는다고나 할까. 나의 이름은 처음부터 호적에 잘못 올라가는 통에 주인인 나와 집안 식구들,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 부르는 이름과 학교에서 불리는 이름이 달랐다. 그래서인지 이름에 대한 나만의 의식이 약한 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신의 이름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낼 때마다, 나와.. 2022. 4.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