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룡2

잠/정 열 잠/정 열 잠과 친하지 않은 그녀, 자정이 다가올수록 양쪽 어깻죽지를 긁기 시작한다 그 빈도에 따라 마음의 날갯짓 또한 펄럭이는 걸까 그녀의 반쯤 닫혀 있던 빗살 달린 창문이 활짝 열린다 공룡들의 마을이라는 생각은 오래됐다 거대한 회색 덩어리, 그녀는 이곳 십팔 층에서 배회하다 말고 자신에게 매달린 창문으로 눈에 띄는 공룡의 서재 창문을 열고 서로 비슷한 몇 안 되는 다른 공룡의 열려 있는 눈들을 바라본다 환하게 새어 나와 창가에 걸터 앉아 있는 낮에는 없었던 낙인 같은 불빛들이 반갑지 않은 것은 왜일까 부엉이과에 속하는 족속들이 활보하는 창문 가득 그렇게 무심한 것 같지만, 보통 사람들과 달리 자신의 빗살 달린 창문을 꼭 닫은 채, 까무룩 잠 속에 빠졌던 달갑지 만은 않은 낮에 대한 횡보, 설핏 흘러내.. 2022. 6. 3.
야간산행... 야간산행/여한솔 공룡처럼 죽고 싶어 왜 뼈가 남고 자세가 남고 내가 연구되고 싶어 몸 안의 물이 마르고 풀도 세포도 가뭄인 형태로 내가 잠을 자거나 울고 있던 모습을 누군가 오래 바라볼 연구실 사람도 유령도 먼 미래도 아니고 실패한 유전처럼 석유의 원료가 된대 흩어진 눈빛만 가졌대 구멍 난 얼굴뼈에서 슬픔의 가설을 세워 준 사람 가장 유력한 슬픔은 불 꺼진 연구실에서 흘러나왔지 2021년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2022.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