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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시... )

야간산행...

by 7sun 2022. 4. 27.

야간산행/여한솔

 

공룡처럼 죽고 싶어

뼈가 남고 자세가 남고

내가 연구되고 싶어

 

몸 안의 물이 마르고

풀도 세포도 가뭄인 형태로

내가 잠을 자거나 울고 있던 모습을

누군가 오래 바라볼 연구실

 

사람도 유령도 먼 미래도 아니고

실패한 유전처럼

석유의 원료가 된대

흩어진 눈빛만 가졌대

 

구멍 난 얼굴뼈에서

슬픔의 가설을 세워 준 사람

가장 유력한 슬픔은

불 꺼진 연구실에서 흘러나왔지

 

 

202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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