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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2

새해/정 열 새해/정 열 1월 1일 하얀 신새벽 같은 느낌이다 정갈한 마음으로 의식을 치러야 할 것 같은 고요함 속에 며칠 전 내린 눈이 따스하게 쌓여 있는 나무마다 다시 꿈을 꾸게 하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떨리는 마음을 전하게 한다 비록 어제 같은 오늘일지라도 내일 같은 오늘일지라도 새해 첫날은 설렘으로 진창 시인은 귀가 먼지도 모른 채 어느새 서산 위에 떠있는 태양을 향해 손을 흔든다 의외로 너무 눈이 부셔 질끈 두 눈을 감는다 한층 올라간 입꼬리에 가뿐하게 걸린 뚜껑이 닫힌 판도라의 상자 만이 머금은 미소와 함께 그네처럼 흔들린다 2023. 1. 1.
촉촉한 비/정 열 촉촉한 비/정 열 외출하기 위해서 한 샤워가 아니었다 바깥공기를 쐬고 싶었을 뿐이었다 서재 통창을 향한, 리얼 그 자체였던 세상의 가쁜 숨소리, 대부분 우물 안 서재에서 지내다 보니, 망각할 때가 많았다, 시간과 요일, 말할 것도 없는 날씨, 외부와 차단된 실내에서 보고 듣는 것과 사뭇 다른, 여름의 깊은 어둠 속, 촉촉한 그대, 내리는 소리 상상이나 했을까, 가끔씩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 망상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첫날, 몸단장한다, 비, 그대에 대한 예의였을까, 기약도 없는 가운데 삼백육십오일 그대, 오기만을 고대하는 그녀만의 의식이었을까 8월, 그대로 인해, 푸르기만 한 새벽 푸르게 푸르게 늘어서서, 신에게 경배를 표한다 2022.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