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할 땐/정 열
창밖을 내다보는 거야, 돋보기를 끼고
활짝 핀 해바라기들의 불빛과 함께
활짝 핀 파랗고 빨간 꽃들의 불빛
비까지 내리는 시간
구할 수 없는 답, 삶, 과연 답은 있을까
가장 온화할 것 같은 당신
처음으로 코스모스보다 더 여린
아기 같은 천진난만한 순수
지엄하기 그지없을 거 같았다
인간을 공부하는 당신, 매일
당신도 모르는 것이 많다고 했지만
믿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도 나처럼
지난밤, 내가 질끈 허리 동여매고
보여줬던 행동 알 수 없었다
오직 예의, 도의, 순서
단순한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의 논리
고민 끝에 감행했던 용기
당신 흘린 피에 비하면
하루살이 눈물만큼 이겠지만
나에게는 천 냥에 버금갔다, 당신
그만큼 고마웠으니까
충분히 공감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확대 해석의 끝판
이상할 땐, 그래서 야경을 본다
오늘은 벌써 구월 육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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