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깊은 가을 배경 속에서/정 열
저 깊은 가을 배경 속에서/정 열 처음이었던 것 같다, 한 여름부터 바짝 와닿던 가을 내음 타는 듯하던 가슴속 깊이, 한 번씩 뛰쳐 들어와 휘이 한 줄기 금을 그으며 빠져나갔다 그때마다 펄럭이는 달력으로 향하던 그녀의 커다란 눈 7월 중순 지났을까, 보고도 믿기지 않아 고개 숙여 바로 들여다보는 몸, 약해졌어, 다들 덥다잖아 낮에 본 TV 뉴스, 오후에 통화한 훨씬 여든 넘은 엄마 아침저녁으로 운동 삼매경에 빠진 그와 영어책만 끼고 사는 그의 동생도 언어를 부리는 당신의 향기, 그녀는 향기에도 약해서였을까 확신하게 된 신, 동지를 만났다는 것, 병원, 학원 얘기도 나쁘지 않았지 예술과 함께 공감한다는 말, 와락 와닿던 온기 새 한 마리가 울고 있던 시간 당신 역시 나즈막하게 예찬했던 가을 바람에 약한 그..
2022.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