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포진 랩소디1 발포진 랩소디* 발포진 랩소디*/서동석 하늘에도 물길이 있어요 비와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이죠 낙엽도 허공에서 노를 저어요 겨울나무들은 흔들리지 않기 위해 허공 깊이 닻을 내리는 법을 알죠 좌현 쪽으로 기울던 오동나무 잎이 다급히 우현으로 몸을 틀어요 놀라지 마요 이곳에선 파도치고 배가 드나들 듯 흔한 일이죠 운이 좋으면 좌초된 해초 한 줄기에 당신의 오후가 생포될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그를 알아볼 순간이 필요해요 어쩌면 어선 위에서 젊은 어부가 되어 양식한 물김을 뜯고 있거나 또 모르지요 누각에서 홀로 일기를 쓰고 있을지요 해푸이 부는 밤바다에서 어떤 그림자를 보거든 신호를 보내듯 말을 걸어야 해요 이렇게 물어보는 건 어때요? 혹시 12라는 숫자를 좋아하세요? 아니면 푸른 버드나무 냄새가 훅, 스치거나 정강이 어디쯤을.. 2022. 4.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