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고사리 제대로 먹는 법

by 7sun 2024. 5. 15.

신문 기삿거리를 살펴보다가 '고사리가 정력에 안 좋다고? 이렇게 먹으면 괜찮습니다[정세연 음식처방]'라는 제목에 저절로 눈이 갔다. 그러잖아도 냉동실에 넣어둔 고사리를 한 번 데쳐 나물해 먹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고사리' 하면 꼭 저 말부터 떠오르니 말이다.

그런데 여기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 기능 저하에 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건 바로, 생고사리에는 티아미나아제라는 효소가 들어있는데, 이 친구는 비타민B1인 티아민을 분해해서, 비타민B1 결핍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잘 걸을 수도 없게 되는 각기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티아민이 부족해 활력이 떨어지고 심혈관과 신경계에 이상이 초래된다면 정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고사리가 정력에 안 좋다고'라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고사리를 먹으면 암에 걸린다는 속설도 있었나 본데, 나는 이 말은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이건 또, 고사리 속 프타퀼로사이드라는 독성 물질이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타퀼로사이드는 발암물질 분류 기준에서 2B군(발암 가능 물질)에 속하는 물질이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 성분은 물에 잘 녹고 열에 약할 뿐만 아니라, 특히 알칼리에 약한 화합물이라 소금물에 삶으면 독성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고사리를 먹어도 건강에 지장이 없다는 말이겠지만, 글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하지만 실린 글을 보면, 고사리가 영양분이 풍부한 나물로 단백질이 제법 많이 함유돼 있을 뿐 아니라, 글루탐산, 아스파라긴산,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아스트라갈린 등의 성분이 다량으로 들어 있어 독소를 배출시키고, 혈액과 뼈를 좋은 것으로 채우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었다.

 

한의학적으로는 고사리는 성질이 차고, 담음이라는 독소를 청소하는 식치 효능이 있어서 목에 가래가 잘 끼거나 위산 역류로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까지 했다. 여기에 소변을 시원하게 보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먹는 방법만 주의하자고. 그래서 나도 여기에서 알려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고사리를 손질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10분간 삶는다

두 번째, 불을 끄고 삶은 물은 버린다.

세 번째,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4번가량 씻는다.

네 번째, 12시간 이상 물에 푹 담그고 중간중간 물을 갈아준다.

 

그런데 생각보다 번거로운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음식을 하다 보면 음식 만드는 데 푹 빠져서 번거롭다는 생각 따윈 할 새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생고사리를 10분간 데친 뒤 독성 물질의 잔류량을 측정한 결과, 5분 가열했을 때는 1kg당 32.4mg으로 생고사리에 비해 약 60% 그리고 10분 가열하면 27.2mg으로 약 66.4%가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건고사리 손질법도 소개해 줬는데, 바로 나의 냉동실에 있는 것이 건고사리인데 말이다.

 

첫 번째, 찬물에 1시간에서 2시간 불린다.

두 번째,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20분 정도 삶는다.

세 번째, 불을 끄고 뚜껑을 닫은 채로 1시간 정도 뜸을 들인다.

네 번째, 찬물에 4번가량 헹군다.

다섯 번째, 다시 12시간 물에 불리면서 물을 4번 이상 갈아준다.

 

휴우! 그동안 고사리나물 무침을 여러 번 해서 먹긴 먹었었는데, 이 정도로 오랫동안 물에 불리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고사리를 삶을 때, 소금을 넣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고나 할까. 참, 고사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요긴한 시간이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